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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파워오브도그 줄거리와 결말 (feat.파워오브도그 뜻)

by 캐로리 2021. 12. 18.

오직 넷플릭스에서 - 파워 오브 도그 영화리뷰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주연으로 나오는 서부극 스타일의 오묘한 영화입니다. 정확히 스릴러라고도 공포물이라고도 로맨스라고도 마초영화라고도 하기 어려운데 까막눈이 보아도 작품성이 높은 영화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 않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토머스 새비지)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한 거대한 목장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미묘한 관계를 그려냈습니다. 주인공은 버뱅크 형제 - 필 버뱅크(베니딕트컴버비치)와 조지 버뱅크(제시플레먼스), 로즈(커스틴 던스트)와 피터(코디 스믹맷피) 이렇게 4명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필 버뱅크와 피터의 2인극으로 보여요.

하이, 오이


플롯을 미리 아는 게 이 영화에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결말까지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이니 원치 않는 분은 뒤로돌아가기 해주세요-

베네틱트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필은 자수성가로 성공한 목장주에요. 배경은 1950년대 몬태나의 목장입니다. 거친 서부의 남성성을 자랑하며 직원들을 카리스마있게 통솔하고 잘 씻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본인에게 목장일을 가르쳐줘서 이만큼 성공하게 해준 브랭코 헨리를 항상 설화처럼 언급하며 존경하고 주변인에게도 자랑합니다. 물론 헨리는 이제 세상에 없고 필의 입에서만, 그리고 브랭코의 안장과 채찍줄에서만 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 오이꺼


필의 이런 특징과 다르게 필의 동생 조지는 소심하고 퉁퉁하고 직원들이 따르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은 그런 동생이 못마땅하지만 항상 챙기고 옆에 두고 싶어합니다. 정글크루즈의 모자란 왕자를 연기했던 제시였는데 그때의 모지람의 한 30%만 연기해요.

조지 버뱅크..불행의 씨앗

그러던 어느날 남편과 사별한 로즈의 가게에 식사를 하기 위해 필과 조지, 그리고 직원들이 방문하게 됩니다. 로즈의 아들 피터는 섬세하고 예민한 청년으로 종이로 만든 꽃을 식탁 위에 장식해 두었는데, 이것을 안 필이 피터를 모욕합니다. 로즈는 이 일 때문에 속상해서 울게 되고 이를 조지가 위로하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싹틉니다.

커스틴이 현실 연기를 아주 잘합니다


조지는 말없이 로즈와 결혼을 하고 피터의 대학자금까지 대줍니다. 피터는 의사가 꿈이라 목장에서 토끼를 잡아 해부를 합니다.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버뱅크 목장은 상당히 부유했고 주지사 부부를 집에 단독으로 초대할 만큼 대단한 집으로 여겨졌습니다. 필은 당연히 로즈가 돈을 노리고 조지와 만난다고 생각했기에 로즈와 병약한 그의 아들 피터를 괴롭힙니다.



필의 은근한 괴롭힘에 로즈는 점차 술에 빠져 정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로즈는 도와달라고 아들 피터에게 이야기하고 피터는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피터는 목장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필이 (아무도 모르게 감추고 살았던 사실인) 게이임을 알게 됩니다. 피터는 이후 필에게 우호적으로 대하며 그와 가까워지는 시도를 합니다. 어떻게 목장일을 하게 되었는지, 소는 왜 죽는지, 로프는 어떻게 만드는지 등등 사소한 것을 묻기 시작하면서요. 이 과정에서 피터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목을 맨 시체를 자기가 발견하고 줄을 끊어줬다고 이야기를 하게 되어요.


정확히 묘사된 적은 없지만 영화를 보면 피터가 정말 오묘하고 은근하고 눈치채기 어렵지만 확실히 여지를 주기 시작합니다. 베네틱트와 코디가 연기를 너무 잘하고 연출이 뛰어나서 이상한 것을 알아채기 전에 두 사람이 적대적인 관계가 더이상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죠.


필은 강박적으로 매년 소 생가죽으로 로프(채찍줄)를 꼬아서 만드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남은 소가죽은 모두 불태워, 미 원주민(영화에서는 인디언이라고 부르는)이 구매를 원하는데도 팔지 않는 기이한 행동을 합니다. 로즈는 술에 잔뜩 취해 필이 집에 없을 때 원주민에게 가죽을 모두 줘버리고 이로 인해 필은 크게 화가 납니다. 피터는 걱정하지 말라며 자기도 로프를 만들고 싶어서 따로 떼어 놓은 생가죽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코디가 탄저병에 걸려 죽은 소를 찾아내어 따로 채집해둔 가죽이었어요.

이게 탄저병 걸린 소가죽을 다친 손으로 필이 그대로 만지는 장면이에요


필은 그러한 피터의 호의와 요청에 손이 크게 다쳤음에도 피터가 준 생가죽으로, 무엇에 홀린듯이 열심히 로프를 밤새워 만듭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탄저병에 걸려 며칠뒤 죽습니다. 평소 동물 시체 근처로도 지나다니지 않던 필이었기에 조지와 의사는 의아하다고 합니다. 필이 떠난 뒤 로즈는 술에 취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행복하게 조지와 데이트를 합니다. 피터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고 영화는 끝납니다.

필이 손을 다칠때도 피터가 함께 있었죠

그러니까 사실 피터는 엄마를 망가뜨리는 필을 자연스럽게 죽이기 위해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이를 이용하여 접근하고, 최적의 타이밍에 탄저병이 있는 소가죽을 그에게 제공하여 그가 호감이 있는 자신을 위해 로프를 만들다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정도 되니 피터의 부친이 알콜중독자였고 로즈가 다시한번 도와달라고 피터에게 부탁을 한 것을 감안하면 피터가 부친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 않을까하는 자연스러운 의심까지 하게 됩니다.


영화 제목이 파워 오브 도그인 이유는 영화 마지막에 나옵니다. 성경 시편 22편 20절의 문구를 피터가 읽었는데 거기에 ‘나의 유일한(아끼는) 존재를 개의 세력으로부터 구하소서’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성경구절 앞뒤로 사자의 입에서, 들소의 뿔에서 구해달라는 내용이 있어 개의 세력이 어떤 특정한 존재를 지칭한다기 보다는 자신을 억압하고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대상을 아우르는 말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피터는 자신이나 로즈(아끼는 존재)를 괴롭히고 고난을 주는 대상인 필(개의 세력, 파워 오브 도그)을 제거한 것이죠.

베네틱트 컴버배치가 닥터스트레인지나 셜록홈즈는 연상이 안되게 연기를 잘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물론 필이 죽는 것에 (로즈에는 감정이입을 못해서) 몇날 며칠 분개를 하긴 했지만 .. 플롯은 단순할지라도 영화자체는 여운이 남고 생각나는 장면들이 많은 정말 작품성 높은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무거운 영화지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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