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습니다.
스토리는 천체 관측 중 지구로 날아드는 혜성을 발견한 박사 수료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와 지도교수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진실을 세상을 알리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플롯은 많이 쓰이는 내용이라 시나리오 자체가 신선하지는 않은데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너무 현실적이라 유쾌하면서도 진짜 저러겠다..싶은 씁슬한 맛이 있는 영화입니다. 출연진이 정말 별들의 향연 수준이라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요. 블랙코미디라고 해도 영화가 쓸데없이 진지한 블랙코미디가 아니고 씁쓸한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가 더 맞지 싶어요!
완전 추천하는 영화라 안보셨으면 직접 보셔요! 포스팅에 영화 결말 스포일러가 있어( 사실 스포일러랄 것도 없지만) 보지 않으셨으면 감상 추천합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아요. 케이트가 혜성을 발견하고 민디박사와 궤도를 계산해보니 6개월 뒤 지구와 정면 충돌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종을 멸종시킬 수 있는 5-9키로미터 크기의 혜성이 날아들어 1.5킬로미터의 쓰나미를 일으키고 전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죽는다는 끔직한 소식이었죠.
나사에 연락하고 나사의 혜성충돌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지구방위합동본부(Planetary Defense Coordination Office - 진짜 있는 기관이네요)를 연결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잡았지만 대법관 후보 스캔들로 대통령은 그들을 만나주지 않고 다음날에야 20분 시간을 줍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기다리고 보자면서 뭉갭니다.
메릴스트립이 연기하는 올린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단점을 모두 섞어놓은 그런 최악의 대통령입니다. 그녀는 선거를 이기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올린은 여성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과거 텔레비전 쇼로 인기를 얻어 대통령이 되었고 과학을 불신하고 자녀를 비서실에 두며 (도널드 트럼프) 아이비리그를 신봉하고 연예인과 사진찍는걸 좋아하는 (버락 오바마) 습관이 있어요.
대통령에게 씨알도 안먹히자 인맥을 통해 유명한 토크쇼에 나가서 이야기를 했지만 아리아나그란데가 스스로를 연기한 라일리 비나의 SNS 프로포즈 소식에 묻혀버리고 참다 참다 폭발한 케이트는 종말을 이야기하는 미친사람으로 낙인이 찍히죠. 긴장을 해서 안정제 약을 먹고 침착함을 지킨 민디 교수는 어쩐지 호감가는 마스크로 갑자기 유명인이 되죠.
이와중에도 혜성은 꾸준히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올린 대통령이 그토록 신뢰하는 (민디 교수는 미시건 주립대 교수에요) 하버드와 프린스턴 그런 아이비리그의 데이터 확인으로 혜성이 오고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죠. 하지만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고 선거에 지게 생기자 이 사건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자 한 것이었죠. 핵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기적에 가까운 성공을 하였으나..
갑자기 들이닥친 거대 IT기업 배쉬의 대표 피터의 요청으로 미사일을 모두 회항시킵니다. 피터는 어떠한 말에도 기립 박수를 쳐주는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스티브 잡스를 복사함과 동시에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테슬라, 스페이스엑스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엘론 머스크를 패러디한 인물로 보입니다. 알고리듬을 신봉하는 모습은 페이스북(이제는 메타)의 대표 마크 주커버거를 따라했대요.
피터는 올린 정부의 플래티넘급 후원자로 입김이 거셌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이 걸린 프로젝트였음에도 회항시킬 힘이 있었던 거죠. 피터는 알아보니 혜성에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희귀 광물이 잠재되었다고 이야기하고 노벨상을 받은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멋지게 생긴 기계를 만들어 혜성을 30분의 1로 쪼개어 지구에 추락시키겠다고 하죠. 그것으로 인류는 기아에서 해결되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혜성에 그런 첨단 기술을 바로 적용하는 것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쉬 대표 피터는 프로젝트를 강행합니다. 프로젝트에 의심을 표하는 사람들은 다 사임시키면서요.
이러한 내용을 발설하면 FBI를 보내 기밀유지를 안했다고 협박하고 미디어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만듭니다. 다른 나라에서 합동으로 계획한 발사 계획은 실패하고 미국의 배쉬 프로젝트만 남아 혜성 충돌 직전까지 갑니다.
Don’t Look Up 돈룩업은 이러한 갈등 상황속에 나온 정치적 운동의 이름이에요. 혜성이 오고 있으니 그냥 고개를 들서 봐라!(룩업)하는 케이트와 민디의 외침에 올린 캠프와 지지자들은 우리를 두렵게 만들려는 소리라며 돈 룩업이라고 외치며 날아오는 혜성에 대해 눈을 감게 만들죠.
하지만 반전은 없고 역시 별다른 검증을 거치지 않았던 배쉬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혜성은 지구에 충돌하고 종말을 맞이합니다.
다만 프로젝트 실패 직전 올린 대통령과 피터 등 2000명의 소수의 사회 지도층은 지구탈출용 우주선에 올라타 냉동인간 상태로 2만년 정도를 떠돌다 지구와 비슷한 상태의 행성을 발견해 잠에서 깨어나 (절반은 죽음) 사는 듯했지만 행성의 공룡 비슷한 동물에게 공격당해 죽으며 영화는 끝납니다.
한심하게 흘러가는 선거에 목메는 지도층과 힙하고 재미있고 불편하지 않게만 이야기하려는 미디어 앞에 지구 종말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는 혜성 충돌 뉴스도 정치적 이슈가 되고 논란, 웃음거리로 포장되는 영화가 끔찍하게도 현실적이라 - 내내 재미요소가 가득했는데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기후위기, 미세플라스틱, 코비드, 공장형 축산 및 수산업 - 모두 지구 종말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인류에게 보내는 위기의 징후들을 보고도 이를 정치적 견해로, 미디어의 소재로, 가십거리로, 불편하지 않게 웃어넘기고 다시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진실은 불편해도 불편하지 않아도 진실인데 말이에요.
넷플릭스 오리지널인데 쿠키영상도 있더라고요.
배쉬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날 기미가 보이자마자 피터와 올린은 바로 우주선을 타러 내뺐는데 올린은 깜빡하고 아들 제이슨(조나 힐)을 까먹었어요. 제이슨은 벙커에서 엄마가 올것을 기다리다 혼자 남아있었는데 결국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아 나오죠. 그렇게 사랑하는 물질(에르메스백)과 함께요. 아무튼 혼자 살아남았다고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달라며 엄마를 찾는 모습으로 영화는 진짜 끝납니다.
혜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내용은 아래 시리즈도 있었는데 영 답답한 내용이라 그냥 돈룩업을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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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마지막화에서 시청자를 배신하는 넷플릭스 비추작 <샐베이션> - https://vegetarianlife.tistory.com/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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